2009년 8월 9일 일요일

3차 유럽 여행 - 스트라스부르1

2008년 7월 우여곡절 끝에 프랑스와 독일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프로젝트가 지연되면서 여행을 못 가게 될 것 같았고,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구하는 것이라 원하는 날짜에 항공권을 구하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성수기 항공권은 추가 마일리지가 필요하여 잡을 수 있는 일정도 제한적이었다. 다행히 중간에 여행을 취소하는 사람이 생겨 보너스 항공권을 구할 수 있게 되었고 그제야 뒤늦게 여행일정을 확정했다.

짬을 내어 호텔을 예약하고 여행지 정보를 수집하고 했지만 많이 부족했다. 부푼 가슴을 안고, 한편으론 아들을 떼어 놓고 가야 하는 미안함을 안고 출발했다. 도착하고보니 역시나 좋았지만 준비 부족을 종종 실감했다. 무엇보다 돈을 아껴 정한 숙소가 영 실망이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내려 유레일을 타고 스트라스부르로 이동했다. 여행 일정을 짜다보니 그쯤에서 숙박을 할 수밖에 없었다. 가는 열차에서 첫째 주원이는 유럽 아이랑 잠깐 어울리는 시간도 가졌다.

 

아침 일찍 일어나 산책을 마치고 본격적인 관광을 하러 나섰다. 스트라스부르에서 유명하다는 노트르담 대성당을 찾아갔다. 트램을 타고 이동했는데 구시가지는 아기자기하니 딱 내가 좋아하는 도시 형태였다. 일요일 아침이라 사람들도 별로 없고 가게들도 막 문을 열고 있었다. 노트르담 성당 밑에 가 보니 꽤나 높고 컸다. 하지만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성당 안에 들어가 봤더니 일요일이라 미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마치 성가대가 찬양을 부르고 있었다. 백발이신 할아버지들이 주였는데 성당의 전형적인 울림과 함께 꽤 인상적이었다. 성당 내부는 미사중이라 둘러보기가 좀 어려웠다.

천문시계가 있다고 들었는데 그건 못 찾고, 밖으로 나와 옆쪽으로 들어가 329개의 계단을 올라 성당 옥상에 올라갔다. 내가 허리가 안 좋은 관계로 아내가 주원이를 업고 올라갔다. 아내는 완전히 기진맥진했다. 아…. 미안하다. 옥상에서는 사진을 위해 내가 잠깐 안아줬다. 꽤 높은 성당이라 눈 아래로 스트라스부르의 전경이 펼쳐졌다.

2009년 8월 6일 목요일

제주도 첫째날 - 초콜릿박물관과 오설록


비행기를 타기 전 아침 먹고 있는 아내

제주도에 3번 가 봤다. 대학교 4학년때 졸업여행으로 1번,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단체로 1번, 그리고 2006년에 1번. 졸업여행때의 제주도는 별 기억이 없다. 자면서 차를 타고 가서는 관광지에서 깨어 서둘러 둘러보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밤이 되면 밤 먹고 나이트를 갔던 것 같다. 말이 호텔이지 수유리의 모텔만도 못한 듯한 곳에서 자고 아침밥은 호텔에서 나와 근처 식당에서 대충 때웠다. 그저 한라산 꼭대기에 올라가봤다는 감격 하나를 간직하고 있을 뿐이다.

회사에서 갔을 땐 2박 3일 일정 중 1박 2일만 참여하고 오느라 제대로 둘러볼 시간이 없었다. 첫날 밤에 회사의 행사가 있어서 더욱 촉박했다.

그리고 3번째 제주도 여행을 가족과 함께 떠났다. 나와 아내, 그리고 아장거리며 걷는 돌이 조금 안 된 주원이, 그리고 뱃 속에  있는 둘째. 이렇게 4명의 가족이 여행을 떠났다. 앞서 다녀온 여행의 기억이 별다를 게 없어 그다지 큰 기대가 없었지만 이번 제주도 여행은 좀 달랐다.

3박 4일의 여행을 꽉 채우기 위해 아침 일찍 떠나는 비행기를 예약했다. 국내여행이긴해도 비행기를 타다보니 비행기 출발 시각보다 꽤 일찍 나서야했다. 정확한 기억이 나진 않지만 아침도 못 먹고 새벽 어스름할 때 출발했던 것 같다. 다행히 김포 공항에 도착해보니 시간이 좀 남아 그다지 바쁘진 않았다.



제주 공항에 내려 밖으로 나오자마자 렌트카를 찾으러 갔다. 차를 빌리고 시동을 걸자마자 네비로 초콜릿박물관을 찾았다. 그리고 바로 출발. 차가 별로 없어 제주도에서의 운전이 참 편하고 좋았다. 주변에 보이는 풍경도 맘에 들고.

워낙 출발이 빨랐던 터라 초코릿박물관에 도착했을 때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잠시 기다렸다가 문을 열자마자 들어갔다. 원래 초콜릿박물관의 입장료가 없었다. 그런데 우리가 간 날부터인가 하여간 그때쯤 입장료가 생겼단다. 이런... 얼마 비싸진 않았다. 지금 보니 인당 3,000원이다. 크게 멋지거나 감동적이거나 하진 않았지만 괜찮았다. 초콜릿에 대해서도 알 수 있고, 조그만 수집품들도 많이 있고, 기념품도 있고, 초콜릿 상품도 있었다. 초콜릿 만드는 과정을 볼 수도 있었다. 홈페이지도 운영하고 있으니 미리 둘러보고 가면 좋을 것이다.


초콜릿박물관에서 나와 다음으로 간 곳은 오설록이다. 예전에 회사에서 갔을 때 들렀는데 나름 괜찮았기에 이번에도 들러보았다. 박물관 안의 전시품을 둘러보며 차에 관심을 가져 보다가 녹차 아이스크림도 사 먹고 전망대에 올라 너른 녹차밭을 구경했다. 박물관 뒤쪽의 산책로도 맘에 들었다. 의외의 돌상이 하나 있어 깜짝 놀라긴 했지만. 사실 별 거 아니라 할지 몰라도 가족과 함께 해서 그런지 가볍게 들리기에 좋은 맘에 드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