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리를 거쳐 생말로로 가기로 했다. 원래는 오전 일찍 갈 계획이었는데 떼제베에 자리가 없어 생말로 도착이 저녁때쯤이 되었다. 독일에서 거의 예약도 안 하고 기차를 타고 다니던 기억이 있는데 떼제베는 계속 예약이다. 예약비도 들어가고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도 없다. 내가 여름에 왔기 때문일까? 파리에 도착해서(정확한 역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여간 빠리의 북쪽이다.) 지하철을 타고 몽빠르나스(아마도)역으로 이동했다. 전에도 경험한 거지만 지하철은 우리나라가 최고라고 자부한다. 지하철의 크기, 길이, 역의 깨끗함 등에서. 생말로 행 열차는 한 시간 정도 기다려야 했다.
잠깐 밖으로 둘러보러 나갔다가 날씨도 좋지 않고 시계도 없어서(휴대전화로 시계를 대신 사용하다보니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가면서 시계를 준비하지 않았다. 참 한심하다..) 역에서 기다렸다가 떼제베를 탔다. 떼제베를 타고 가다가 일반 열차로 갈아 탔다. 이 열차는 좌석 형태가 다양했다.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아서 여기저기 앉아보기도 했다.
생말로역에 내려 잠깐 헤매다가 바다쪽의 숙소로 걸어갔다. 그 길이 꽤 길었다. 버스에 돈을 쓸 생각이 없어서이기도 했지만 그렇게 천천히 걸으며 가는 것도 괜찮았다. 그다지 특이한 볼 거리가 있는 길이 아니었지만. 물어물어 숙소를 찾아 들어갔다. 작지만 나름 괜찮은 숙소였다. 저녁도 먹고 거리도 둘러볼 겸 밖으로 나갔다. 어둑어둑해지고 있어 일단 식당을 찾아 식사를 했다. 무엇을 먹었는지 사진이 남아있지 않고 기억도 나지 않아 맛이 어땠는지 말할 수가 없다. 메모리도 많이 있는데 사진 찍기를 아꼈나보다. 여행을 즐기는 입장에서야 계속 사진기를 들이대는 게 좋지는 않지만 이렇게 여행기를 쓰기엔 사진기를 너무 고이 모신 게 후회된다. 비도 내리고 해서 그리 둘러보진 못하고 숙소로 돌아와 잠을 청했다.
아침 식사는 일반적인 빵이 있는 간단한 뷔페였다. 2004년 신혼여행으로 유럽엘 왔을 때에 비하면 이번 여행의 숙소는 참 거시기하다. 가격은 그 때도 10만원 초반이었고 이번에도 10만원 초반이었는데 3월과 7월의 차이일까? 환율의 차이일까? 이번 유럽 여행의 숙소가 4곳인데 그 중 잠자리도 식사도 가장 좋았던 숙소다.
아침을 먹자마자 나는 몽셀미셀로 가기 위한 버스편을 알아보러 관광안내소로 달려갔다. 여전히 짧은 영어로 버스 시간표와 타는 위치를 전해 듣고 숙소로 와서 아내와 주원이와 함께 길을 나섰다. 점심 식사용 샌드위치를 사서 요새 밖으로 나갔다.
버스를 타려면 좀더 기다려야 했기에 요새 밖으로 나와 여기 저기서 사진을 찍었다. 예쁜 배경속에서 우리 공주 모델이 갖가지 자세를 취해 멋진 사진을 찍었다. 조금 옆에 바로 바다가 있어서 내려가 봤다. 날씨가 그다지 좋지 않아 바람도 많이 불고 좀 추웠다. 프랑스의 해변에서 한껏 뛰어오르며 사진을 찍었다. 이후로 무릎 수술, 허리 수술을 해서 이제는 저렇게 잘 뛸 수 없다. 에구. 주원이도 덩달아 뛰었지만 사진 기술이 모자라 제대로 찍지 못했다. 여름에 유럽을 가는 것이고 바닷가로 가는 거라 수영을 할 수 있겠다 싶어서 수영복을 챙겨왔었다. 그러나 아무도 수영하는 사람이 없었다. 7월임에도 여전히 쌀쌀했다. 옷을 보면 알겠지만 우리 모두 긴팔을 2개씩은 입었다. 아내에게 수영복을 챙기라 했던 내가 너무나 민망했다. 처음 유럽 배낭여행을 했던 2001년 5월에 이탈리아에서는 수영하는 분위기였는데....
기다리던 버스가 와서 몽생미셀로 출발했다. 가는 길의 주변 집들을 찍어 봤다. 맘에 드는 집들이 많이 있었지만 역시나 사진 기술의 부족으로 담지 못했다. 자꾸 나타나는 반대편 차 때문이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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